『말과활』은 ‘종합 인문주의 정치 비평지’입니다.
여기서 ‘종합’이라 함은 특정 분야에 한정되지 않고 인간의 삶(죽음을 포함하여)과 관련을 맺고 있는 모든 영역과 주제에 우리의 시선이 미쳐야 한다는 것이고, 그 속에서 ‘정치’를 발견하려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무엇이 인간다운 삶인가를 묻는 ‘인문주의’와 ‘정치’가 결코 분리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잊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며, 현상의 기계적인 서술(반영)이나 지식의 과시가 아니라 현실에 개입하고 변화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비평critic’의 본래적 자세를 견지할 것입니다.
‘담론’과 ‘서사’의 유기적-수평적 관계로 구성될 것입니다.
『말과활』은 인간적 삶의 현실과 관련을 맺지 못하는 이념이나 이론을 소개하는 통로가 되는 일을 거절할 것입니다. 담론과 서사가 만나는 장소는 지배와 저항이 부딪히는 균열의 지점, 즉 ‘사건’일 것입니다. 사건은 그것이 희망의 사건이든 좌절이나 패배의 경험이든 새로운 진리와 주체가 탄생하는 시-공간입니다. 『말과활』의 기획은 여기에 닻을 내릴 것이며 삶과 저항을 길어 올리고, 보편성의 지평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사건은 또한 나와 너를 연루시키고, 우리 모두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계기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입니다. 이 질문에 답하려는 사람 모두가 『말과활』의 기획자이자 필자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합니다.
말과 활, 혹은 말의 활_
존재의 떨림으로 당겨진 사유하는 언어의 활
우리는 소음에 가까우리만치 말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살고 있지만, 정작 인간과 세계의 조건을 성찰하는 ‘사유하는 언어’는 지독히 궁핍한 부조리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시사지와 학술지 사이의 공백은 너무 오래 방치되어 왔으며, 따라서 현실에 두 발을 굳건히 내딛고서 그 현실의 변화를 추구하려는 진정한 사유의 공간―매체도 너무 절실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매체는 늘 존재해 왔고, 지금도 이러저러한 매체들이 저마다의 역할을 자임하며 발간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격월간 『말과활』은 이들 매체와 무엇이 다르고, 또 다를 수 있을까요?
그 차이는 선언이 아니라 내용을 통해 입증되어야 할 터이지만, 위에 밝힌 지향과 형식적 실험도 이 매체가 지닌 가능성의 여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