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상징적인 뜻그림, ‘무늬’ / 장응복, 모노콜렉션 대표

지난 30여 년간 모노콜렉션의 대표이자 텍스타일 디자이너로 일해 오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패턴으로 옮기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것이 단순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우리가 공감하고 현대 생활에 활용되는 실용화를 시도해 온 것이 아티스트들과 다른 점을 구분하라면 구분되는 부분이다. 패턴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야생을 가두는 것처럼 그 자유로움을 형식의 틀에 맞게 정형화하는 것이다. 

나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보면서 비정형자유로움을 주된 매력으로 보게 되었다. 현대 기술을 사용해서 디자인을 하고 있지만, 자연미와 고유의 비대칭의 패턴화를 통해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과 아날로그 방식을 넘나들면서 아카이브의 특성과 고유미를 대량생산을 통해 살리는 것이 어쩌면 더 용이해진 부분도 있다. 미술과 공예, 디자인의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콜라보레이션 하거나 기술 습득으로 물성의 맛과 멋을 우리 생활에 적용하는 안목을 키워왔다.

예를 들어 백자호의 비대칭의 선이 아름다워서 핸드드로잉으로 작업을 한다. 그리고 이를 디지털로 패턴화하되, 고유의 자유분방함이 2D의 평면 작업에서 더욱 감동적인 에너지로 표현되도록 한다. 미니멀한 선의 율동보다 그 밖의 여백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을 이 작업을 통해 깨달았다. 또한 패브릭뿐만 아니라 나무, 유리, 알루미늄, , 종이 등의 다양한 재료와 디지털 프린트(Digital print), CNC, 레이저 커팅(Laser cutting), 3D 등의 현대기술을 전통방식의 맛으로 살려 적절히 활용하는 지점을 찾아갔다.

우리는 언어보다 스크린의 이미지로 소통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이 패턴은 그 의미를 응축한 이미지 언어로, ‘뜻그림으로 우리 생활에 빠른 속도로 관여하고 있다. 풍경과 같이 자연을 닮은 무늬 디자인을 통해 콘크리트 박스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치유와 안정을 주는 표면 디자인도 또 다른 패턴의 역할을 하고 있다. 20195, 한 달간 운경 고택에서 하지훈 작가와 함께한 전시 <차경>에서는 그러한 관점을 공간에 편안하게 녹여보았다.

미술사학자 우현(又玄) 고유섭 선생(19051944)은 그의 책에서 이렇게 밝히기도 했다.

멋은 화려하지 않아도 단아하고, 규칙이 아니더라도 조화로운 것이다.”

 

 

획일화되고 규칙에 얽매이는 것보다는 자유분방하고 실용적이지만 뭔가 알 수 없는 묘한 아름다움을 지닌 조화로운 삶을 위해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감각을 키워가는 것이 어쩌면 중요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시각적인 치유와 휴식을 주기도 한다.

[출처] 월간에세이 Essay
ⓒ 본 콘텐츠는 발행사에서 제공하였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포스트 공유하기     
월간에세이 Essay

월간에세이 Essay

정기구독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