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 내 갈 길 가는 법

마이클 베넷, 사라 베넷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기쁨은 물론이고 슬픔도 분노도, 까칠함이나 버럭하는 성격도 다 이유가 있어 한 인간의 마음 안에 공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기쁨과 자기 긍정만 있으면 아쉬울 게 없을 듯하지만, 그래서는 실수를 무한반복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흔히 부정적 감정과 긍정적 감정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알아서 균형을 잡는 법은 없다는 데 있다. 기쁨은 휘발되는 속도가 빠르고, 슬픔이나 근심은 불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정신과 의사로 40여년간 일해온 마이클 베넷과 그의 딸 사라 베넷이 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최근 자주 눈에 보이는, ‘나를 괴롭히는 남을 상대하는 법’을 집중적으로 다룬 책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빌어먹을 감정 날려버리기>는 늦기 전에 포기해야 할 것과 남은 게 없는 듯한 상황에서조차 취할 수 있는 최후의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프롤로그에 따르면 목표의 나쁜 예는 ‘최선의 내가 되자!’이다. 이걸 어떻게 바꾸면 될까? ‘나는 최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최선이 아니어도 좋다고 생각하자.’ 이런 식으로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나라는 사람을 참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사랑하자’로 바꾸자는 식이다. 막무가내의 긍정보다, 완벽한 성공보다, 부분적이고 느린 전진이라도 포기하지 말자는 다짐이 더 효과적이라는 말.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조언은 꽤나 현실적이다. 주변에 개자식이 있는데 조치해야 할 사람이 가만히 있다면? 얘기를 꺼내봤자 도움이 안 될 게 뻔할 때는 입을 다물고 이직을 준비하라는 식이다. 평화, 정의, 공명정대와 사이좋은 관계의 가족을 원하면서도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런 때는 “부모에게서 돌아오는 부정적인 반응이나 내가 감내해야 하는 분노와 무력감에도 불구하고 옳은 일을 해나가는 나 자신을 존중해준다”. 직장 스트레스와 관련한 조언은 이렇다. “직장은 직장일 뿐이고, 돈을 벌러 다니는 곳이지 더 공평한 세상을 만들려고 다니는 게 아님을 기억하자. 남들이 대표의 비위를 맞추는 걸 목표로 일하든 말든, 당신의 목표는 스스로의 기준에 맞춰 하루 업무를 잘 수행하고 고용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자기 계발 강박이 심한 사람이라면 4장이 도움이 될 것이며, 남 도우려다가 본인이 수렁에 빠지곤 하는 유형이라면 8장을 눈여겨보라. 어쨌거나, ‘당하고 살지 않겠다’는 마음을 실천하는 노하우를 담은 책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의 억울한 마음과 달리 세상에 당하기만 하는 사람은 없는 법. 일단 나 자신부터 또라이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출처]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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