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한번쯤 터놓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한번쯤 악플에 대해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다만 단상에 올라가 악플을 읽어야 하는 부분에선 부담감이 있었어요. 
그래서 ‘만약 눈물이 난다면 울어버리자’라는 마음으로 낭송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악플로 상처받은 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힐링하고 훌훌 털고 돌아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_설리

새로운 시도라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어요. 
악플 때문에 속상해하는 동료들이 주위에 많은데, 
이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내서 하다 보면 작은 돌파구라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요. 
악플러들도 자각할 수 있다면, 이런 일을 줄이는 데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_신동엽

악플에 어떻게 하면 잘 대처할 수 있을지,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 푸는 게 가장 효율적일지 궁금해서 출연을 결심했어요.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면 악플을 혼자 읽으며 너무 깊이 생각하기보다 
주위 사람들과 터놓고 대화를 하는 편이 위로도 받고 공감도 하면서 더 쿨하게 넘길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_김숙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상처받고 있고, 
타인은 무심하게 모르고 지나가는 일도 당사자는 혼자 마음에 담아둘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누구나 각자의 고충이 있구나라는 데에 생각이 미치기도 했고요. 
그래서 더 많이 공감되었고, 이 과정을 통해서 저도 전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죠. _김종민

이나라

이나라 PD

2018년 JTBC 예능 <랜선라이프 – 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으로 입봉했다. 1인 크리에이터의 라이프를 관찰한다는 신선한 예능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후, 2019년 7월 JTBC2에서 <악플의 밤>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악플의 밤>을 기획하게 된 계기를 듣고 싶어요. 
방송 제작진도 악플을 많이 받아요. 오해도 있고 해명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모두 답할 수 없어서 답답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무심해질 수 없었어요. 아무래도 악플을 가장 많이 접하는 사람은 스타잖아요. 혼자 삭일 때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신동엽과 악플로 곤욕을 치른 설리의 출연 결정이 화제가 되었죠. 어떤 기준으로 섭외했나요? 
진행자들이 주제와 동떨어진 사람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악플을 많이 받고, 여기에 민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를 떠올렸을 때 설리가 생각났어요. 그녀도 이에 대해 갈증이 있었는지 수락했고요. 더불어 이런 민감한 주제를 수려하게 정리할 수 있는 MC로 신동엽이 떠올랐어요. 그 역시 이런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느꼈는지 흔쾌히 수락했어요. 김숙은 속시원히 공감도 하고 때론 따끔하게 말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여겼고요. 김종민은 게스트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할 적임자라 생각했죠. 


방송에서 읽는 악플은 실제 댓글에서 발췌한다고 들었어요. 
출연자가 자주 접하는 악플 유형을 듣고, 그런 내용 중심으로 찾아요. 찾다 보면 일종의 카테고리가 구분되죠. 출연자가 인지하는 악플 중심으로 선정을 하는데, 그래야 더 이야기할 것이 많아서예요. 악플은 편견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에 대해 대화의 여지가 있는 것 중심으로 골라요. 무조건적인 비방과 욕설은 다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거르고요. 


방송에 소개조차 할 수 없는 것들도 많을 거 같아요. 
조사를 하다 보면 왜 이렇게까지 욕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 악플도 많아요. 이유 없는 욕설은 당연히 토크의 소재가 될 수 없어요. 다만 읽다 보면 이런 악플러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열심히 쫓아다니면서 화를 내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게스트 섭외 과정이 쉽지 않을 듯해요.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쉽지 않은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출연을 결정하고 나면 마음먹고 왔기 때문인지 다 이야기하려 하죠. 오히려 제작진이 걱정할 정도예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그동안 온라인에서 무방비하게 확산되는 자신의 루머에 대해 말할 공간이 절실히 필요했겠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게스트 선정 기준이 있나요? 
기준은 없어요. 굳이 논란이 많은 연예인들을 섭외하는 것도 아니고요. 악플에 시달리지 않는 스타는 거의 없어요. 대부분 밝히고 싶은 입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악플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던 게스트가 상처받는 일은 없을까요? 
출연 후에 악플로 상처받은 분이 있는지, 그런 일이 무서워서 섭외를 수락하지 않는지는 알 수 없지만…(웃음) 아직까지는 없었어요. 오히려 제작진이 댓글을 찾아주면 “더 센 것도 많아요”라고 말하는 분도 있을 정도죠. 


칭찬이 담긴 ‘락플’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요? 
락플은 무조건적인 칭찬 위주로 찾고 있어요. 악플에 시달리는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건 한 줄의 락플이더라고요. 락플의 선정 기준은 누가 봐도 기분이 좋을 거 같은 한 줄이에요. 


프로그램의 의도를 색안경 끼고 보는 사람도 있을 듯한데요.
‘누군가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는 걸 예능적으로 푸는 건 잔인한 짓 아니냐’라는 댓글이 가장 많죠. 그래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려고 노력해요. 어떤 상처는 함께 이야기할 때 치유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혼자 생각하다 보면 곪을 수도 있거든요. 게스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생각해보니 별것 아닌 듯하다”라는 결론을 내기도 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나요? 
‘악플’이라는 주제가 자극적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감춘다고 그 문화가 없어지는 건 아니잖아요.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공론화함으로써 악플이 얼마나 잔인한지, 댓글 하나가 타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지를 시청자들이 함께 인지하고 문제의식을 가졌으면 해요. 


앞으로 어떤 내용을 더 만날 수 있을까요? 
곧 선보일 내용 중에는 특정 직업에 대한 선입견이 담긴 악플도 다룰 예정이에요. 스타를 둘러싼 자극적인 악플에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편견에 대한 문제의식을 유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하려고요.

[출처] 그라치아 Graz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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