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말라도 즐거워 불편해도 재밌어

 

6월29일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피라미드 무대에 오른 리엄 갤러거의 공연에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그누구도
6월 마지막 주가 되면 영국 남서부 지방 워디팜으로 전세계에서 웬만한 도시 인구에 해당하는 2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난해 출연진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 빠르게 블라인드 티켓을 예매 오픈 1시간 안에 선점한 사람들, 이른바 ‘금손’들이다. 워디팜은 1년 365일 중 단 일주일 동안만 음악을 핑계 삼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가 나머지 날들은 허허벌판이 되어 연기처럼 사라지는 마을이다. 올해에도 6월26일부터 30일까지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가수 최고은이 실버 헤이즈 존에서 공연하고 있다. 그누구도

울어버린 첫 번째 무대

글래스턴베리는 페스티벌 중 페스티벌이다. 1970년 시작해 50년 가까이 이어진 가장 오래된 페스티벌이다. 그 시간 동안 글래스턴베리는 많은 음악 페스티벌의 롤모델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유가 히피 문화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영혼이 페스티벌을 지배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음악인들은 적은 공연료로 최선의 공연을 펼치며, 스태프들은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선의로 축제를 기획 운영하는 것 같다. 거대 상업자본이 배제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조차 원활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불편 덕에 일상의 게토(격리 지역)가 열린다. 자유롭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이 펼쳐지는 곳, 이곳에 나는 올해로 세 번째 무대에 섰다.

2014년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로부터 첫 번째 초청을 받았을 때 나는 음악의 몇 단계를 뛰어오른 기분이 들었다. 오랫동안 바라고 꿈꿔온 무대였다. 한동안 마음 어디 한 곳이 고장 났는지 길을 걷다가 자꾸만 웃음이 났다. 심장이 느닷없이 빨리 뛰기도 했다. 본무대에 올랐을 땐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울고 말았다. 문득 ‘여기가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격한 상태가 되었고, 눈물을 제어하고 싶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이듬해인 2015년 러브콜을 받았을 때, 나는 많이 걷고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첫해에는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내내 몸과 마음이 긴장돼 편하게 공연을 보러 다니지도 못하고 숙소 근처에서 연습으로 시간을 보낸 것이 못내 아쉬웠던 터였다. 흥미로운 건, 첫해 만났던 스태프들을 다시 만나고 그냥 지나쳤던 구조물과 공연장 위치가 예전 자리 그대로 있었다는 점이다.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변하지 않는 것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2017년 잠시 한국을 방문한 글래스턴베리의 실버 헤이즈 존 감독에게서 올해 다시 나를 초대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는 법. 초대를 언급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약속처럼, 그리고 믿을 수 없게 다시 글래스턴베리로 향하게 되었다. 2017년 10월 발매한 음반 《노마드 신드롬》 수록곡을 중심으로 하고 2014년과 2015년 관객에게 반응이 좋았던 <아리랑> <뱃노래> <에릭즈 송> 등을 넣어 무대를 구성했다. 《노마드 신드롬》은 자신을 잃고 부유하는 사람들이 주체성을 회복해나가는 모습이 담긴 음반이다.


알록달록 불이 켜진 크레인이 아카디아 무대를 밝히고 있다. 그누구도

로린 힐 공연보다 감동적인 ‘작은 무대’

글래스턴베리 메인 포스터에는 빼곡하게 가수 이름을 채워넣는 게 전통이다. 올해에는 로린 힐, 리엄 갤러거, 스톰지, 마크 드마르코, 시그리드, 이얼스 앤드 이얼스, 킬러스, 호지어, 재닛 잭슨… 등이 적혀 있다. 이들은 대표 무대인 피라미드와 아더스테이지 등에 선다. 이들의 무대는 영국 방송 에 중계된다.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

평소 좋아하던 뮤지션들을 가깝게 볼 수 있어 일생일대의 기회다 싶어 신바람이 나 찾아가도 막상 몰려드는 어마어마한 인파 속에 헤매다보면, 화면과 소리의 시간 차이 때문에 나중에 방송을 찾아보는 편이 낫겠다 싶어진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코스는 서커스와 시 낭송, 수공예, 힐링존 해먹에 누워 하늘 보기 등이었다.

포스터에 적혀 있지 않은 사람들까지 축제 기간에 1천여 팀이 공연한다. 대표 무대 외에 실버 헤이즈 존, 그린필드, 극장과 서커스 존 등 82개 구역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궁무진하게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그리고 세워놓은 계획은 언제나 수정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재 로린 힐 공연을 보러 피라미드 무대를 가는 길이라고 하자. 당신이 어느 쪽에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든 적어도 2~3개 공연 무대는 지나치게 될 것이다. 서커스 존을 마주할 수도 있고, 연극을 볼 수도 있다. 우리가 운동가요라고 할 만한 무대를 볼 수도 있고, 놀랍도록 수준 높은 재즈 공연, 화려한 컨트리 음악을 연주하는 로컬 밴드를 만날 수도 있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프로그램북 구석에 적힌 작은 공연이지만 그들의 연주 실력은 무대 크기와 상관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취향을 저격하는 공연과 맞닥뜨려 로린 힐 공연보다 귀하고 값지다는 생각에 눌러앉아 끝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돌아가서 오랜 여운을 남길지도 모른다. 나처럼.

관객은 자신의 성향과 취향을 고려해 주로 머무를 구역의 동쪽이나 서쪽에 텐트를 치거나 예약한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내 책자에는 밤새 즐겁게 놀 수 있는 법, 살사 수업 안내, 피스가든에서 쉬는 법, 행운의 나무 찾기 등 49개 플랜이 담겨 있다. 젊은 관객 위주인 한국의 페스티벌과 달리,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관객은 유모차에 탄 아이부터 지팡이가 필요한 어른까지 아주 다양하다.

 

푸세식 화장실, 예외는 없다

올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는 관객에게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20만 명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을 생각만 해도 페트병 양은 함께 살아가는 지구에 죄책감을 가질 만한 수준일 것이다. 공연 주최 쪽은 개인 텀블러 지참을 독려했다. 페스티벌 장소 곳곳에서 식수를 공급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평화롭게 느껴졌다. 무대마다 환경보호를 알리는 문구와 장식이 빠지지 않았고, 캠페인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메인 무대인 피라미드에는 지구의 구름과 바다 모습을 그린 그림을 중앙에 올렸고, “지구에 벌이 사라지면 지구는 끝난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있는 아더스테이지는 벌 조형을 올렸다.

글래스턴베리에서 환경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2014년 현장에서 2박3일을 지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물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문구들이 보였다. ‘물로 장화를 씻지 말라’ ‘물 쓰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 ‘물 부족 국가의 사람들은 흙탕물을 받으러 2시간30분을 걸어야만 한다’…. 보통 6월 말 글래스턴베리에는 비가 많이 내려, 장화나 우비가 필수 아이템이다. 올해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유럽의 살인적인 더위 영향권 안에서 하늘은 원망스러울 정도로 구름 없이 맑았다. 사람들은 나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햇빛을 피했다. 축제 현장 안에서 구할 수 있는 물은 미지근할 뿐이었다.

20만 명이 쓰는 화장실은 ‘푸세식’이다. 서양식이라서 좌변기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아티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화장실 내에 휴지는 비치돼 있지 않다. 문 앞에 지푸라기가 있는데 용변을 보고 냄새를 덮는 데 쓰라고 놔두었다. 관중의 배설물은 수거업체가 가져가 비료로 만든다. 자연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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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9일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의 피라미드 무대에 오른 리엄 갤러거의 공연에 사람들이 환호하고 있다. 그누구도
6월 마지막 주가 되면 영국 남서부 지방 워디팜으로 전세계에서 웬만한 도시 인구에 해당하는 2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지난해 출연진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 빠르게 블라인드 티켓을 예매 오픈 1시간 안에 선점한 사람들, 이른바 ‘금손’들이다. 워디팜은 1년 365일 중 단 일주일 동안만 음악을 핑계 삼아 사람들이 모여들었다가 나머지 날들은 허허벌판이 되어 연기처럼 사라지는 마을이다. 올해에도 6월26일부터 30일까지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가수 최고은이 실버 헤이즈 존에서 공연하고 있다. 그누구도

울어버린 첫 번째 무대

글래스턴베리는 페스티벌 중 페스티벌이다. 1970년 시작해 50년 가까이 이어진 가장 오래된 페스티벌이다. 그 시간 동안 글래스턴베리는 많은 음악 페스티벌의 롤모델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유가 히피 문화에서 시작된 자유로운 영혼이 페스티벌을 지배하고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음악인들은 적은 공연료로 최선의 공연을 펼치며, 스태프들은 음악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선의로 축제를 기획 운영하는 것 같다. 거대 상업자본이 배제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조차 원활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불편 덕에 일상의 게토(격리 지역)가 열린다. 자유롭고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이 펼쳐지는 곳, 이곳에 나는 올해로 세 번째 무대에 섰다.

2014년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로부터 첫 번째 초청을 받았을 때 나는 음악의 몇 단계를 뛰어오른 기분이 들었다. 오랫동안 바라고 꿈꿔온 무대였다. 한동안 마음 어디 한 곳이 고장 났는지 길을 걷다가 자꾸만 웃음이 났다. 심장이 느닷없이 빨리 뛰기도 했다. 본무대에 올랐을 땐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울고 말았다. 문득 ‘여기가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이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격한 상태가 되었고, 눈물을 제어하고 싶지 않을 만큼 행복했다.

이듬해인 2015년 러브콜을 받았을 때, 나는 많이 걷고 보고 듣고 느끼고 즐기는 것에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첫해에는 공연을 준비하는 동안 내내 몸과 마음이 긴장돼 편하게 공연을 보러 다니지도 못하고 숙소 근처에서 연습으로 시간을 보낸 것이 못내 아쉬웠던 터였다. 흥미로운 건, 첫해 만났던 스태프들을 다시 만나고 그냥 지나쳤던 구조물과 공연장 위치가 예전 자리 그대로 있었다는 점이다.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변하지 않는 것의 힘을 생각하게 되었다.

2017년 잠시 한국을 방문한 글래스턴베리의 실버 헤이즈 존 감독에게서 올해 다시 나를 초대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지만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는 법. 초대를 언급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약속처럼, 그리고 믿을 수 없게 다시 글래스턴베리로 향하게 되었다. 2017년 10월 발매한 음반 《노마드 신드롬》 수록곡을 중심으로 하고 2014년과 2015년 관객에게 반응이 좋았던 <아리랑> <뱃노래> <에릭즈 송> 등을 넣어 무대를 구성했다. 《노마드 신드롬》은 자신을 잃고 부유하는 사람들이 주체성을 회복해나가는 모습이 담긴 음반이다.

 

알록달록 불이 켜진 크레인이 아카디아 무대를 밝히고 있다. 그누구도

로린 힐 공연보다 감동적인 ‘작은 무대’

글래스턴베리 메인 포스터에는 빼곡하게 가수 이름을 채워넣는 게 전통이다. 올해에는 로린 힐, 리엄 갤러거, 스톰지, 마크 드마르코, 시그리드, 이얼스 앤드 이얼스, 킬러스, 호지어, 재닛 잭슨… 등이 적혀 있다. 이들은 대표 무대인 피라미드와 아더스테이지 등에 선다. 이들의 무대는 영국 방송 에 중계된다. 유튜브에서 다시 보기도 가능하다.

평소 좋아하던 뮤지션들을 가깝게 볼 수 있어 일생일대의 기회다 싶어 신바람이 나 찾아가도 막상 몰려드는 어마어마한 인파 속에 헤매다보면, 화면과 소리의 시간 차이 때문에 나중에 방송을 찾아보는 편이 낫겠다 싶어진다. 이번에 최종적으로 내가 선택한 코스는 서커스와 시 낭송, 수공예, 힐링존 해먹에 누워 하늘 보기 등이었다.

포스터에 적혀 있지 않은 사람들까지 축제 기간에 1천여 팀이 공연한다. 대표 무대 외에 실버 헤이즈 존, 그린필드, 극장과 서커스 존 등 82개 구역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무궁무진하게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을 짤 수 있다. 그리고 세워놓은 계획은 언제나 수정 가능하다. 예를 들어 현재 로린 힐 공연을 보러 피라미드 무대를 가는 길이라고 하자. 당신이 어느 쪽에서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든 적어도 2~3개 공연 무대는 지나치게 될 것이다. 서커스 존을 마주할 수도 있고, 연극을 볼 수도 있다. 우리가 운동가요라고 할 만한 무대를 볼 수도 있고, 놀랍도록 수준 높은 재즈 공연, 화려한 컨트리 음악을 연주하는 로컬 밴드를 만날 수도 있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프로그램북 구석에 적힌 작은 공연이지만 그들의 연주 실력은 무대 크기와 상관없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취향을 저격하는 공연과 맞닥뜨려 로린 힐 공연보다 귀하고 값지다는 생각에 눌러앉아 끝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그게 돌아가서 오랜 여운을 남길지도 모른다. 나처럼.

관객은 자신의 성향과 취향을 고려해 주로 머무를 구역의 동쪽이나 서쪽에 텐트를 치거나 예약한다. 입구에서 나눠주는 안내 책자에는 밤새 즐겁게 놀 수 있는 법, 살사 수업 안내, 피스가든에서 쉬는 법, 행운의 나무 찾기 등 49개 플랜이 담겨 있다. 젊은 관객 위주인 한국의 페스티벌과 달리,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 관객은 유모차에 탄 아이부터 지팡이가 필요한 어른까지 아주 다양하다.

 

푸세식 화장실, 예외는 없다

올해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서는 관객에게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했다. 20만 명이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을 생각만 해도 페트병 양은 함께 살아가는 지구에 죄책감을 가질 만한 수준일 것이다. 공연 주최 쪽은 개인 텀블러 지참을 독려했다. 페스티벌 장소 곳곳에서 식수를 공급했다. 물을 마시기 위해 길게 늘어선 사람들이 평화롭게 느껴졌다. 무대마다 환경보호를 알리는 문구와 장식이 빠지지 않았고, 캠페인도 곳곳에서 펼쳐졌다. 메인 무대인 피라미드에는 지구의 구름과 바다 모습을 그린 그림을 중앙에 올렸고, “지구에 벌이 사라지면 지구는 끝난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있는 아더스테이지는 벌 조형을 올렸다.

글래스턴베리에서 환경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2014년 현장에서 2박3일을 지내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물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문구들이 보였다. ‘물로 장화를 씻지 말라’ ‘물 쓰기 전에 두 번 생각하라’ ‘물 부족 국가의 사람들은 흙탕물을 받으러 2시간30분을 걸어야만 한다’…. 보통 6월 말 글래스턴베리에는 비가 많이 내려, 장화나 우비가 필수 아이템이다. 올해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유럽의 살인적인 더위 영향권 안에서 하늘은 원망스러울 정도로 구름 없이 맑았다. 사람들은 나무 그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앉아 햇빛을 피했다. 축제 현장 안에서 구할 수 있는 물은 미지근할 뿐이었다.

20만 명이 쓰는 화장실은 ‘푸세식’이다. 서양식이라서 좌변기 푸세식 화장실이었다. 아티스트도 예외는 아니다. 화장실 내에 휴지는 비치돼 있지 않다. 문 앞에 지푸라기가 있는데 용변을 보고 냄새를 덮는 데 쓰라고 놔두었다. 관중의 배설물은 수거업체가 가져가 비료로 만든다. 자연은 자연으로 돌아간다.

 

가수 최고은과 바이올리니스트 주소영(왼쪽)이 페스티벌 장소가 보이는 곳에서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그누구도

글래스턴베리에서 보낸 편지

영국으로 떠나기 전 한국에서 출정식을 열고 리허설을 했다. 관객이 종이에 남긴 이름과 주소들을 갖고 영국으로 날아왔다. 그들에게 “편지할게요”라고 약속했다. 속마음을 꺼내어 정리하고 글로 담아내는 과정에서 나는 나에게 이전보다 더 섬세한 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닮고 싶은 밴드 ‘폴스’(Foals) 공연을 보러 파크스테이지를 향하던 언덕에 엽서를 파는 곳이 있었다. 떠나기 전날 편지를 부쳤다. 부디 잘 도착해 나의 밤 이야기를 들어주길.

워디팜(영국)=최고은 가수 

[출처]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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