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 숲 1번지에서 보내는 편지



그림 그린씨
사진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
인터뷰 정리 정은영

비자림로 숲 이야기
이곳은 비자림로 숲 1번지. 비자림로 숲은 삼나무 숲 사이 길이 2.94킬로미터 2차선 도로입니다. ‘아름다운 길’로 이름나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에요. 오름과 오름 사이에 있어 야생동물의 생태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곳이기도 해요. 지금 이곳에선 도로확장공사가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비자림로에서 나무가 제일 많이 잘린 구간의 끄트머리에 있어요.
2018년 8월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다시 시작하며 삼나무 915그루를 베어냈어요. 삼나무 숲이 허허벌판이 됐어요. 말로는 4차선이라고 하는데 6차선 정도의 확장공사를 하고 있어요. 이 도로공사가 송당리 주민의 숙원사업이라지만 사실 제주 제2공항 연계도로인 거죠. 비자림로 공사가 끝나면 다음은 금백조로 10킬로미터 구간이에요. 비자림로는 실제 나무가 잘려지는 광경이 보이므로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눈으로 볼 수 있어요. 반면 금백조로는 오름과 곶자왈 구간으로 시야가 트인 공간인지라 그 심각성을 잘 느끼지 못할 거예요.
비자림로 확장공사 재개 소식에 올해 2월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을 만들었어요. 삼나무로 1인용 오두막집을 짓고, 텐트를 치며 2-3명이 24시간 시민모니터링단을 운영하고 있어요. 마치 마을 같기도 하고 에코캠프 하는 사람들 같기도 해요. 사실 삼나무숲 보호만 하는 게 아니라 제주에서 벌어지는 모든 도로확장공사에 항의하기 위한 활동이에요.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공사가 비자림로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성산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에도 이어지고 있으니 말이에요.
더욱이 최근에는 ‘삼나무가 유해하다’는 말로 도로공사를 정당화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려니숲 길 나무들도 삼나무이거든요. 그곳은 괜찮고 이곳은 유해하다는 건가요? 그뿐만이 아니에요. 비자림로 옆 ‘천미천’이라는 1등급 하천 상류에 흙을 부어놨어요. 공사 기간 2년 동안 물길이 막히는 거죠. 최근 벌목된 천미천 옆 작은 숲에서 자생수종 25종 나무가 나왔어요. 지금까지 이 곳 숲에서는 삼나무 1,425그루(5월 4일 기준)가 베어져서 사라졌어요.

[출처] 작은 것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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