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공화국이라는 오명 | 아파트를 얻고, 집을 잃다

2017년 전체 주택 중에서 아파트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열 집 중에서 여섯 집이 아파트.

아파트 덕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얻었지만 진정한 같은 느낌은 덜하다.

또 한국의 아파트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독특한 현상이다.

땅이 좁고 인구가 많아 어쩔 수 없다고글쎄다아파트에 대한 우리들의 태도 역시 모순된다.

아파트를 욕망하면서도 단독주택을 꿈꾼다아파트값에 대한 태도도 모순되긴 마찬가지다.

너무나 익숙해서 공기와 같은 주거공간 아파트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아파트의 사회학적 의미에 대해 따져보자.


*본문 내용은 <유레카> 2019년 1월호의 '키워드 리포트'에서 발췌했습니다.

 


 

 

아파트는 사는living 곳이 아니라 사는buying 것이 됐다. 아파트 구입을 결정할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은 아마도 재산가치일 것이다. 사는 곳의 의미를 잃고 사는 물건이 되니 살지도 않을 아파트를 수십 채씩 소유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투자라는 이름을 빙자한 투기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러다보니 아파트값의 오르내림에 전 국민이 관심을 집중한다.  

 

아파트값이 오르면 인구의 절반이 웃는다. 절반 가량이 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구별 주택 소유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는 2005년에 발표된 ‘세대별 주택 및 토지 보유 현황’이 유일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주민등록이 된 1777만 세대 중 45.5%는 보유한 주택이 없고 49.6%는 주택을 한 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6.5%는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세대다.

 

집을 단 한 채 보유한 사람들이 집값이 오르면 웃는데, 과연 아파트값 상승이 이들에게도 좋을까? 보통 집값이 오르면 재산이 불어난다고 느끼지만 사실 큰 착각이다. 내 집값만 오르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살던 집을 팔고 집을 넓혀 가려는 사람이라면 집값 상승을 걱정해야 마땅하다. 자식을 독립시켜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 앞가림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꿈같은 생각이다.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임금은 제자리걸음에다 정규직도 거의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따라서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한 사람들만이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마음껏 웃을 수 있다. 또 아파트 값이 오르면 점포 임대료도 오르는데, 점포 임대료가 오른다는 말은 모든 물가가 오른다는 말과 다름없다. 제 집은 따로 있고 임대료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나 부동산 투기꾼 같은 다주택자나 웃을 일이다. 그리고 그 비율이 겨우 6.5%다. 나머지 93.5%는 집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울어 마땅하다. 

 

“내 집을 팔아치우지 않고 계속 갖고 있다면 집값이 오른다고 해서 내 경제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 명목상 재산이야 늘어나겠지만 영원히 현금화할 수 없는 재산일 뿐이다. … 반면에 경제적 부담은 늘어난다. 우선 재산세가 늘어난다. 공시가격 기준으로 3억 원 하던 집이 4억 원으로 올랐다면 재산세는 24만 원에서 42만 원으로 늘어난다. 5억 원 하던 집이 6억 원으로 올랐다면 57만 원에서 81만 원으로 늘어난다. 현금화할 수 없는 재산이 늘어나서 흐뭇한 기분 값으로 1년에 몇십 만 원씩 더 내야 하는 것이다.” _ <아파트 한국사회>


[출처]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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