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꿈을 걷다] 건강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 김미균, (주)시지온 대표

 

시지온은 올해로 만 나이 11, 창업 횟수로 치면 12년 차가 되는 IT 벤처회사다. 22살 어린 용기에 시작해서 여기까지 이르렀다. 시간이 참 빠르지 않을 수 없다.

처음 창업을 시작하게 된 당시에 나는 신문방송학과와 경영학을 전공하던 대학생이었다. 어려서부터 준비해오던 방송인이라는 꿈이 흔치 않은 병명으로 좌절되었을 때였다. 나름 목표 지향적이던 삶이 벽에 부딪히자 원점으로 돌아갔다. 왜 그토록 방송인이 되고 싶었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낸다면 나에게 더 깊은 비전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질문을 거듭하면서 다행히 나는 더 가슴 뛰는 목표를 찾을 수 있었다.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나는 방송인이라는 직업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옳은 정보를 전달하는 전달자,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삶을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다면 조금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전달자가 없이도 서로 양질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건강한 커뮤니케이션 생태계를 발전시켜 보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온라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은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마침 배우 최진실 씨 자살 사건을 전후로 온라인 악성 댓글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었다. 마치 그러면 한 번 해봐라라고 첫 번째 도전 과제가 주어진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악성 댓글 작성을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온라인 기술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남자친구였던 김범진 대표가 프로그래밍을 담당해줬고, 3년여의 시행착오 끝에 라이브리라는 이름의 댓글 서비스를 론칭했다. 사이트별로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같은 SNS로 로그인을 해서 댓글을 쉽게 작성하는 형태인데 작성된 댓글은 SNS로 동시에 전송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는 이 서비스를 소셜댓글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소셜댓글 라이브리는 목표한 대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양과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게 되었다. 댓글을 쉽게 쓸 수 있었기 때문에 중도 의견의 수가 증가했고, SNS의 친구들이 내 댓글을 볼 수 있다는 심리적 부담감이 자기 검열 효과를 만들어서 악성 댓글의 비중을 3% 미만으로 감소시켰다. 덕분에 최초 IT 사회적 기업으로도 알려지게 되었고, 지금은 주요 언론사 400여 곳을 비롯해 전 세계 약 35천여 개의 사이트가 소셜 댓글 라이브리활용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이다.

시지온은 리액션 빅데이터 기술회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댓글뿐 아니라 후기, 감정 표현, 구독, 친구 맺기 등도 리액션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더 잘하게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생태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12년째 해오고 있다.

지금은 3개의 사업부에서 소셜 댓글 외에도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들이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충분히 수익화하지 못했고, 작은 조직이지만 능력 있는 직원들과 분 단위로 분주히 최선을 다해보고 있다. 머지않아 달성하리라 믿는 구체적인 목표들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아직도 처음 이 일을 시작하자고 지금의 공동대표인 김범진 대표를 설득하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우리 둘 다 고시원과 월세를 전전해야 하는 형편이었지만, 낮에는 학교와 일을 병행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뛰면서 매출이 없던 3년을 버텨내며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이었고 지금도,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시지온이라는 이름으로 식구들과 이 일을 함께 해 나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하루하루이다

[출처] 월간에세이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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